한동안 수,목요일을 기다리게하던 태왕사신기가 어제 끝났습니다. 23화까지 보고 과연 24화에서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애청자로써 납득할만한 마지막회가 될까 기대를 했었습니다만, 역시나 제대로 막장의 막장을 보여 주시더군요.
고생하며 찍은것도 알겠고, 부상당한분도 많고 더이상 어떻게 늘릴 여력이 없다는것도 알겠지만 적어도 납득할만한 엔딩은 만들어줘야 하는거 아닐까요? 마지막회 한편 때문에 그동안 봐왔던것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줄이야.. 그런식으로 끝내기에는 그동안의 노력들이 아깝지도 않은 것인지..
감독판 DVD라도 좋으니, 제발 작가가 공개한 대본대로 다시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수지니. 눈물이 왈칵 솟지만. 말머리를 돌려 달려간다. 그 뒤를 막는 흑개. 수지니를 쫓아가려는 자들을 막아낸다. 그러다가 등을 찔리고. 그래도 버티며 반격한다. 다시 다른 자에게 찔린다. 흑개를 찌른 자가 흑개를 지나 가려는 것을 흑개가 잡아챈다. 그 자를 방패 삼아 다음 공격자를 막지만. 상대는 너무 많다. 수지니가 울며 달리고 있다. 아불란사를 향해.
# 담덕+호개
담덕이 반격을 한다 . 이제 둘 다 말에서 떨어져 딩굴며 거친 숨을 내쉰다. 담덕, 호개의 뒤를 본다. 초조하다. 공격해들어가며.
담덕 너야. 니가 내 아들을 납치한 거야?
그 소리에 놀라서 호개가 빈틈을 보이고 뒤로 밀린다.
담덕 이게 하늘도 필요없다는 니들이 원하는 거야? (검으로 후려치고)
죄없는 아이의 심장을 갈라. 하늘의 힘을 훔치는 게?
그 자리에 그 여자도 있는 거야?
분노한 담덕이 미친듯이 몰아붙인다. 호개 간신이 담덕을 막아내며 묻는다.
호개 니 아들이라고? 담덕 그래. 내 아들. 내 아버지를 죽인 여자가 나은 내 아들.
호개, 막아내면서 허탈하게 웃는다. 웃다가 소리를 지르며 담덕을 공격한다. 죽자고 덤비는 공세에 이번에는 담덕이 뒤로 밀린다. 뒤로 넘어질 뻔 하다 겨우 선다. 호개. 공격을 잇지 않고
호개 그 여자가 아니야. 담덕 헛소리 그만하고 길 비켜.
공격해 들어온다. 호개가 방어를 안하고 움직이지도 않는다. 담덕이 내려친 검이 호개의 어깨를 가르며 박힌다. 담덕, 놀라서 본다. 충격으로 비틀하던 호개가 다시 선다.
호개 니 아버진 자결했어. 내 아버지처럼.
그 빌어먹을 왕이 되라고. 우리한텐 묻지도 않고 지들 멋대로
죽었다고.
담덕이 충격으로 검을 놓치고 뒤로 물러선다. 놀라서 말을 못한다.
호개 그 여자는 다만 말하지 않았을 뿐이야.
으아악 비명을 지르며 호개가 제 어깨를 가르며 박힌 담덕의 검을 쳐낸다. 바닥에 떨어지는 검. 비틀 뒤로 물러나며 한 팔은 움직이지 못하여 성한 왼손으로 다시 검을 다잡고.
호개 그 정도는 니가 알아줘야 되잖아.
그래야 내가 덜 억울하잖아.
그런 여자니까. 그렇게 너만 생각하는 여자니까
난 어쩔 수가 없다고.
망연하게 선. 담덕을 향해 호개가 소리지른다.
호개 검을 잡아. 제대로 끝내봐.
담덕, 멍한 상태에서 땅에 떨어진 검을 내려다본다. 호개가 소리를 지르며 달려든다. 담덕, 거의 반사적으로 땅을 딩굴며 검을 잡아 반격한다. 별로 방어할 의지가 없던 호개. 그 검에 복부를 찔린다. 무릎을 꿇는다.
담덕 (고함쳐서) 어째서.
호개 복부에 꼽혔던 검을 빼낸다.
담덕 말을 안한 거야. 왜애. 호개 (무릎을 꿇은 채. 거의 미소로)
넌 쥬신의 왕이잖아.
담덕이 앞으로 기우는 호개를 잡는다.
그 뒤로 달려드는 후연의 군사들. 그러나 양옆에서 달려온 고우충과 그 부대원들이 막아서며 싸운다. 뒤에서 이루어지는 전투에는 아랑곳없이. 담덕이 호개에게 묻는다.
담덕 이봐,
호개 그 여자를 살게 해줘.
넌 할 수 있잖아. 난 못하겠더라.
담덕 호개야.
호개 가. 쥬신의 왕. 아주 예전에 .. 내 친구.
호개가 무너져 내린다. 그 주위로 후연군과 고우충의 부대. 고우충이 담덕을 공격하려는 자를 막아내며 외친다.
고우충 어서 가십시오. 폐하.
# 난간
뒤돌아서 급히 달리는 대장로.
# 아불란사 내부
대장로가 급히 달려가고 있다. 달려가며 외친다.
대장로 아무도 들이지 마라.
아무도 방해하지 못하게 해.
그의 명을 받아 달려가는 화천의 무리.
# 내부 다른 곳
달려가는 화천의 무리들. 그 뒤에 어느새 숨어들어와 있는 수지니. 숨어서 이동한다. 아직을 찾고 있다.
# 거석 앞
기하가 돌아본다. 거기 대장로가 아이를 데리고 들어서고 있다. 아이는 겁에 질려 거의 질질 끌려온다.
대장로 더이상 지체할 수가 없습니다.
놈들이 저지선을 뚫었어요. 곧 쳐들어올 겁니다.
기하 그 아이는 누구야.
대장로 순순히 아이를 놓아준다. 손이 풀려난 아이가 입구 쪽으로 달아난다. 그러나 대장로가 아이를 향해 한 손을 뻗는다. 날아간 검은 연기가 아이를 기절시킨다. 기하가 저도 모르게 움직여 쓰러지는 아이를 받아 안는다. 대장로는 제단 앞으로 다가서며
대장로 어서 이리 데려 오십시오.
시간이 없습니다.
(하며 단검을 꺼내든다)
기하 이 아이. 누구냐고 물었잖아.
대장로 무엇을 꾸물대고 있는 겁니까?
이천년을 기다려온 지금이에요. 어서 데려와요.
기하 ( 소리쳐) 대답을 해.
대장로 정신을 차리세요. 불의 신녀.
이제 연호개는 저 밖에 있는 쥬신의 왕.
그자의 심장을 가져오지 못합니다.
그 아이도 천손의 피를 받았어요.
기하 천손의.. 피라구?
초조한 대장로. 순간. 들고 있던 칼을 아이를 겨냥하여 던진다. 기하가 몸을 돌려 자기 몸으로 칼을 막으려는데. 순간. 대장로의 칼을 팅겨내진다.
대장로 보셨습니까? 난 그 아이를 해칠 수가 없습니다. 왜.
하늘아비와 피와 땅어미의 피를 받은 아이니까.
그러니 기하님. 어서 하세요.
기하 (순간 넋이 나가 아이를 본다)
설마.. 이 아이..
대장로 기하에게 성큼 다가서는데.. 다음 순간. 날아온 화살이 대장로의 등에 꼽힌다. 수지니가 연이어 두대의 화살을 더 날리며 대장로에게 걸어온다. 수지니를 향해 돌아서는 대장로의 목과 가슴에 화살이 연이어 꼽힌다. 꼽힐 때 약간씩의 충격을 받을 뿐. 그저 서있는 대장로. 대장로가 제 목에 박힌 화살을 빼내더니 던진다. 수지니. 또 하나의 화살을 재어 그런 대장로를 겨냥하며
수지니 그 아이 해치지 마.
기하 (수지니를 보는데 )
수지니 그 아이. 언니 애야. 그러니
기하 ...언니라고...
수지니 제발 살려줘.
# 아불란사 입구
달려오던 담덕. 막힌다. 담덕의 앞으로 우루루 쏟아져 나오며 막는 화천의 무리들.
# 거석 앞
수지니의 손을 벗어나 대장로에게 날아가는 화살. 그러나 대장로 화살을 손으로 잡는다.
대장로 어차피 순간에 지나가는 사람의 목숨.
손에 잡은 화살을 수지니를 향해 날린다. 수지니의 어깨에 박히는 화살. 어찌나 박히는 힘이 센지 수지니. 그 충격으로 뒤로 밀려 넘어진다. 들고 있던 활도 놓친다. 기하. 수지니쪽으로 가려 하지만 그 앞을 가로막는 대장로.
대장로 하늘의 힘과 바꾸어주면 그 아이도 기쁘지 않겠습니까?
자 어서.. 그 아이의 심장을 열어요.
기하 어미인 날더러 내 아이의 심장을 열라고?
너.. 사람이야?
대장로 나라면.. 참으로 기쁠 것인데..
내 한 몸 바치는 거 따위..
다음 순간. 대장로의 몸이 흐물흐물 검은 연기로 화한다. 연기가 수욱. 기하에게 빨려들어간다. 수지니, 간신이 몸을 일으키다가 경악하여 본다. 공포에 도망치려던 기하. 멈추었다. 잠시 후 감았던 눈을 뜨는데.. 초점이 없다.
# 아불란사 입구
담덕이 수없이 몰려드는 화천과 싸우고 있다. 그런 담덕을 도우러 오는 주무치와 처로. 그들이 담덕이 들어갈 수 있게 길을 열어준다. 담덕, 주무치와 처로에게 뒤를 맡기고 안으로 달려들어간다.
# 거석 앞
수지니. 놀라서 보는 앞에. 기하가 아이를 제단에 내려놓고 있다. 기하는 조용히 돌아서더니 바닥에 떨어진 칼을 주워든다. 기하가 아이를 향해 다가서는데.
수지니 뭐하는 거야..
소리지르며 칼을 뽑아들며 달려든다. 그러나 기하. 다른 한손을 들어 그 칼날을 잡는다. (대장로가 했던 것과 똑같은 포즈) 그 칼날을 비틀어 두 동강을 낸다. 그 충격으로 뒤로 날아 넘어지는 수지니. (역시 대장로와 같은 ) 기하. 단검을 치켜든다. 그 아래에 눕혀져 있는 아이. 마악 단검을 찌르려는 순간. 멈칫. 기하의 얼굴이 고통스러워졌다가 얼핏 대장로의 얼굴이 지나간다. 다시 단검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는데. 수지니가 기를 쓰고 일어나 달려온다. 무기도 없고. 기하의 몸을 안아 밀어낸다. 아이에게서 멀리. 다시 무표정해진 기하 간단하게 수지니를 잡아 그 목을 칼로 그어버리려는 순간. 귓가에 들리는
모친소리 기하야.
기하가 멈춘다.
모친소리 이 아이는 네동생이야.
기하가 멈춘 사이 수지니가 겨우 벗어난다. 아이에게 달려가는 수지니. 쫓으려던 기하에게 다시 들리는 소리. .
모친소리 지켜줘야 해. 할 수 있겠지?
다시 멈칫하는 기하. 그 틈에 아이에게 달려가는 수지니.
# 아불란사 내부
담덕이 달리고 있다.
# 거석 앞
수지니. 제단 위의 아이를 안아 들려는데. 그 뒷덜미를 잡는 기하의 손. 엄청난 힘으로 수지니를 던져 버린다. 기하 안의 기하와 대장로가 격하게 싸운다. 칼을 잡은 기하의 손이 기하의 의지와 상관없이 올라간다. 나가 떨어졌던 기하의 다른 손이 칼 잡은 손을 잡아 막는다. 그러나 빈손이 화악 제껴진다.
기하 (숨막히는 마음의 속삭임같은 소리) 제발. 이러지마
그러나 의지와 상관없이 아이를 향해 내려꽂혀지는 칼. 마악 아이의 몸에 닿으며 한줄기의 피가 새어나온다. 다음 순간. 기하의 몸에서 기가 폭발한다. 그 몸에서 대장로가 튕겨져 나와 벽에 심하게 부딪힌다. 수지니가 애통하게 소리지른다.
수지니 언니이. 안돼애.
기하가 서서히 공중으로 뜨고 있다. 대장로도 기하를 봤다. 기하가.. 흑주작으로 변모하고 있다.
# 아불란사 입구
싸우던 주무치 처로. 화천들이 순간 멈춘다. 사방이 어두워지고 있다.
# 거석 앞
수지니가 달려가 아이를 감싸 안고 입구로 달린다. 수지니가 아이를 데려간 제단 위에 아이가 흘린 아주 적은 양의 한방울 피. 순간. 기하에게 불덩이같은 빛이 터져 나온다. 근방이 삽시간에 불바다가 된다. 수지니가 불덩이를 맞게 되려는 순간. 마악 들어선 담덕이 수지니와 아이를 함께 감싸 안아 잡아챈다. 담덕, 공중에 뜬 기하를 경악하여 본다. 기하는 이미 의식이 갔다.
수지니를 감싸고 있던 담덕이 본다. 수지니를 뒤로 밀어낸다. 대장로가 덤벼들고 있다. 제단 옆에서 둘이 붙는다. 담덕이 두손으로 잡은 칼을 내려친다. 맨손을 칼날처럼 이용하여 받아치는 대장로. 순간. 칼이 부숴진다. 대장로가 담덕의 가슴을 강타해 담덕이 뒤로 주루루 밀려난다.
//아이의 피가 주루루 흘러간다.
백호의 신물을 지나치면서 그 신물이 빛이 난다.
# 아불란사 입구
마악 화천의 무리를 찍어 넘기던 주무치가 허억 멈춘다. 잠시 제 맘대로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그 틈을 타서 화천의 하나가 주무치를 칼로 내려친다. 그런데 칼이 두동강이 나버린다. 주무치가 화천의 수하를 스윽 돌아본다. 주무치가 수하의 가슴을 퍽 친다. 괴력에 수하가 저만치 날아간다.
# 거석 앞
피가 청룡을 거친다. 청룡의 신물이 빛이 난다.
# 아불란사 입구
처로가 한바퀴 창을 휘두른다. 주변의 화천이 마치 낙엽처럼 날아가 넘어진다.
# 거석 앞
피가 현무를 지나며 현무의 신물에 빛이 난다. 피가 홍옥을 향해 흐른다.
//이만치의 담덕, 자신의 허리에서 빛나는 활대를 의식한다.
// 피가 홍옥을 감싸고 흐른다. 그러나 홍옥은 빛나지 않는다.
담덕, 활대를 움켜잡는다. 대장로. 그 살기에 담덕을 돌아본다. 담덕이 대장로를 향해 달려간다. 대장로가 마악 막으려고 두 손을 앞으로 내미는데. 대장로의 가슴을 꿰뚫어버리는 활대. 대장로가 믿지 못해서 제 가슴을 내려다본다. 활대에 뚫린 가슴에서 새어나오고 있는 검은 연기. 대장로가 담덕을 본다. 담덕이 활대를 힘껏 한번 더 찔렀다 빼낸다. 검은연기가 솟구쳐 나오더니 대장로가 그 자리에서 부서져 내린다. 자리에 옷만 남는다. 담덕 가쁜 숨으로..
담덕소리 기하야.
먼저 부른 뒤에 담덕이 뒤를 돌아본다. 공중에 떠있는 기하. 기하는 눈을 감고 있다. 아무 의식도 없어 보인다.
담덕소리 제발 그만 멈춰봐.
그러나 반응이 없는 기하. 다시 사방으로 튀는 불꽃들. (혹은 짙어지는 아우라)
담덕이 들고 있던 활대에서 금빛의 활이 만들어진다. 담덕, 눈물이 고이며 활을 들어 기하를 겨냥한다. 아직 눈을 감고 무의식의 세계에 있는 기하. 빛이 화살이 생성된다. 담덕이 그 화살을 당긴다. 그러나 쏘아 보내지 못하고 있다가 도로 내린다. 빛의 살이 사라진다. 뒤에서 보던 수지니가 다급하여 간청한다.
수지니 내 언니를 막아줘요. 더 늦기 전에.
담덕이 수지니를 돌아본다. 아이를 안은 수지니가 간절하게 담덕을 본다.
담덕 이런 거야?
이천년을 기다려 사신을 모으고
그 숱한 피를 흘려 증명한 쥬신의 왕이.
할 수 있는 게 고작 이거야?
내 아이를 낳은 여자를 죽여 멈추는 거야?
수지니 세상이 불바다가 될 거에요.
내 언니가 더 큰 죄를 짓지 않게 해줘요. 제발.
담덕, 수지니에게 쓸쓸하게 미소지어 보이더니 기하를 향해 돌아선다.
담덕 죄라면.. 나도 지었어.
널 믿지 못한 죄.
나 하늘에 이 말을 해야겠어.
이게 사람이라구. 잘못한 것은 후회하고
모르는 것은 배워가는 게 사람이라고. 그래 이제 알겠다.
활대를 두손으로 잡아 들더니 냅다 분질러 버린다. 분질러진 활대를 뒤로 던진다.
담덕 기하야. 너는 아직 모르겠니?
하늘이 우리에게 묻고 있는 거야.
사람 느이들 스스로 설 수 있겠냐고.
아니면 하늘의 힘으로 다스려줘야겠냐고.
바닥에 던져진 활대가 뒹구는가 싶더니 잠시 후 파밧 튀며 부서진다. 기하가 눈을 떴다. 촛점 없던 시선이 담덕을 찾아 바라본다.
담덕 하늘이 우릴 택하는 게 아니야.
우리가.. 선택하는 거였어.
//제단 위의 신물 들 중에 백호의 것이 부숴져버린다. (현재 빛나고 있는 세개의 신물. 홍옥은 말고) 순간 담덕,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비틀거린다.
# 아불란사 입구
주무치가 한웅큼의 피를 토하며 무너진다. 저쪽에서 싸우던 처로가 돌아본다. 주무치가 도끼로 지탱하여 간신히 버틴다.
# 거석 앞
담덕 그 질문에 대답하는 게 쥬신의 왕이었어.
그게 쥬신 왕이 해야 하는 일이었다구.
// 제단 위의 신물 중에 청룡의 것도 부숴져 버린다. 담덕 비틀한다. 수지니가 신물과 담덕을 번갈아본다. 신물이 부숴질 때마다 담덕이 내상을 입는 것을 안다. 담덕의 귀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 아불란사 입구
처로가 순간 멈춘다. 순간의 고통이 격하다. 비틀거린다. 옆에서 화천이 기회를 잡아 칼을 휘두른다. 처로의 팔이 베어지면서 피가 튄다. 그 손으로 잡고 있던 창을 놓친다.
# 거석 앞
수지니가 애절하게 소리 지른다
수지니 제발 멈춰. 언니.
신물이 다 부숴지면 임금님도 죽어.
제발. 그만 두게 해.
담덕은 입가에서도 피가 흘러내린다.
담덕 이게 내 대답이야.
하늘의 힘은 하늘로 돌려보내겠어.
주작의 힘도 보낼께.
그러니.. 이제 너는 괜찮아.
내가 다 대답했어.
// 제단 위의 현무의 신물이 폭발하듯 부숴진다. 담덕이 한무릎을 꿇으며 무너지다 간신히 버틴다.
# 태왕 후방
현고가 큰 충격을 받은 듯 쓰러져 버린다.
# 거석 앞
기하가 간절하게 수지니를 본다. 수지니가 기하를 본다. 수지니에게만 들리는 기하의 마음의 소리.
기하소리 내 아우야.
나를.. 꺼줘.
수지니가 울며 본다
기하소리 이건 내 뜻이야. 도와줘.
제단 위의 홍옥이 이글거리며 빛을 내기 시작했다. (다른 신물이 각성하기 전에 그러했듯이)
홍옥이 공중으로 떠오른다.
// 기운의 흐름에서 비롯된 바람으로 수지니의 머리칼이 사방으로 날린다. 홍옥이 공중을 날아와 수지니의 손에 얹혀진다. 그 홍옥을 쥔 손으로 가슴을 감싸고 (예전에 환웅에게 배운대로) 수지니에게서 나온 빛이 사방에 쫘악 퍼진다 사방에서 타오르던 불이 꺼지기 시작한다. 그 빛이 담덕을 감싼다. 숨이 끊어져 가던 담덕이 고개를 든다
// 기하의 시선이 아이에게로 간다. 수지니의 무릎에 조용히 누운 아이. 담덕이 기하를 본다. 기하가 담덕에게 미소 짓고 있다.
// 기하가 급격하게 타오르며 소멸해간다. (원래 맞불을 놓아 불을 끌 때는 양 불꽃이 확 만나면서 사라지듯)
소멸되어가는 기하의 형상 앞에 담덕이 일어서는 뒷모습이 실루엣으로 보인다. 정신을 잃었던 아이가 눈부셔하며 눈을 뜬다. 담덕 쪽을 돌아본다. 수지니가 담덕을 보고 있다. 수지니의 손에는 아직 이글거리는 홍옥. 깨지지 않고 남아있다. 우뚝 서있는 담덕의 뒷모습에서 화이트 아웃.
# 하얀 빛
하얀 빛의 공백. 잠시 그 빛이 있다가 나레이션이 들린다. (신화시대 1회에서 현고가 수지니에게 얘기하던 그 톤)
현고소리 고구려의 시조 추모왕께서 나라를 세우셨으니
그는 천제의 아들이고
어머니는 하백의 따님이셨어.
# 아불란사 입구
처로와 주무치. 싸우던 화천들도 모두 눈이 부셔서 가리며 하늘을 본다. 눈보라와 어둠이 개이고 청명한 하늘에 밝은 햇살이 내리쬐고 있다.
# 전쟁터
웅크리고 있던 현고가 고개를 든다. 눈부신 빛. 그 옆의 다른 거믈제자들도 눈부셔서. 그 위로 흐르는 현고의 나레이션. (1회에서 현고가 그랬듯)
현고소리 고구려의 시조 추모왕께서 나라를 세우셨으니
그는 천제의 아들이고
어머니는 하백의 따님이셨다.
# 국내성 전경
# 내부 거리
사람들이 활기차게 떠들며 오가는 모습. 그 중에 처로가 창을 가슴에 안고 걸어오고 있다. 어느 난간 아래를 지나가는데 무엇을 느꼈는지 빙긋 웃는다. 휘익 옆으로 피한다. 난간 위에서 바로 그 자리로 공격해 날아 들어오는 주무치. 재차 공격해 들어가는데 날렵하게 지형을 이용하여 피하는 처로. 전혀 싸우고 싶지 않은 것이다. 주무치에게 커다란 광주리를 던진다. 주무치가 광주리를 제치고 보았을 때 이미 처로는 안보인다. 씩씩대는 주무치.
나레 고구려에 열일곱번째 태왕이 계셨는데
이름이 광개토경평안호태왕.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영토를 널리 넓히고. 나라를 아주 평안하게 했던
사랑하는 태왕 폐하란 뜻이야.
# 병영 일각
궁수들이 와글와글 모여서 소리를 질러대고 있다. 가운데 뭔가를 보면서 흥분해서 응원을 하고 있는 중. 간신이 안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는 지금 한창 술내기가 벌어지고 있다. 궁수갑옷을 입은 수지니가. 우락부락해보이는 다른 병사와 술내기를 하는 중이다. 커다란 동이를 각자 하나씩 들고 아예 동이째 마시는 중. 옆에는 이미 비운 술동이들이 딩굴고 있다. 수지니가 먼저 다 비운 동이를 들어 제 머리에 털어 비었다는 것을 보여주더니 터엉 내려놓는다. (그제야 제대로 보이는 얼굴) 상대는 아직 마시고 있다. 마시다가 ... 마시던 자세로 그대로 무너져 내린다. 수지니가 이겼다. 응원하던 패들이 우와 소리를 질러댄다. 수지니가 제 가슴을 팡팡 치며 의기양양하다.
현고소리 실제로 태왕께서는 전쟁보다는 정치를 잘하신 분이었어.
비문에는 이렇게 써있단 말이지.
태왕의 은혜가 하늘에까지 이르고,
태왕의 위력은 사해에 떨쳤다.
백성들은 평안히 자기 직업에 종사했고,
나라가 부강하니 백성이 편안했으며 오곡마저 풍성히 익었다
# 연무장
어린 거련이 힘을 다해 검을 휘둘러 상대를 공격하고 있다. (거련, 승호군? 더벅머리가 아닌 담덕처럼 꽁지머리를 한)
현고소리 태왕이 원한 것은 한가지.
백년의 평화였어.
그 백년 후는 또 그 뒤의 사람들의 것이다..라 하셨지.
그제야 보이는 거련의 상대. 담덕이다. 웃으며 무술의 대련을 해주고 있는 중이다. 저 옆에서 늙은 고우충이 웃으며 보고 있다. 담덕, 마지막으로 공격해오는 거련의 팔목을 잡아 제압하더니 한팔로 끌어안아 준다. 아주 이뻐하는 것이 느껴진다.
현고소리 그러나 태왕은 서른아홉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뜨셨어.
그 아들 장수태왕이 그 아버지의 땅을 더 넓혔지.
그래. 백년.. 은 평화로왔어.
# 거믈촌
서고. 거믈 제자들이 급하게 기록들을 옮기고 있다.
자막 서기 668년 신라.당나라 연합군에 의해 고구려 멸망 현고소리 그 평화는 이백년 좀 넘게 지속되었을까.
# 거믈촌 내부
수레에 가득한 기록들. 제자들이 앞뒤로 수레를 밀며 달리는데. 앞에서부터 우루루 달려 들어오는 당나라 병사들. 제자들 저항하지만 하나씩 죽어간다.
// 당나라 군사들이 수레위의 기록들을 한 곳에 던져 쌓고 있다. 그 위에 불이 붙는다. 점점 세게 불길이 타오른다.
자막 당나라군에 의해 고구려의 모든 역사기록 소실
그 불길이 현란하게 화면을 가득 채운다.
# 현대 / 인천공항 청사 외부
현란하게 반짝이는 무엇. 카메라 빠지면 수없이 지나가는 자동차 바퀴. 오가는 사람들 발. 건널목의 신호가 푸른색으로 바뀐다. 기다리던 사람들이 건넌다. 뒤미처 달려오는 두 사람. 각각 배낭을 등에 멘 현대인인 현고와 어린 수지니. 현고는 여행 가방을 덜덜덜 끌며 달리고 있다.
수지니 근데 그 얘기가 그 비석에만 적혀있다..이거죠
현고 서기 육백육십팔년. 당나라 놈들이 쳐들어왔을 때
고구려의 모오든 역사 기록이 다 불태워졌다 이거야.
고구려 역사 유기 100권. 신집 5권. 남아있는 게 없어.
아아. 아까워라.
수지니 저기다. 저기에요.
그들이 달려간 곳에는 단체관광객들이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다.
가이드 셋째날은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집안시로 갑니다.
집안은 고구려의 세번째 수도가 있던 곳이구요.
바로 여기에 광개토태왕비가 있다 이겁니다.
먼저 이 태왕비를 구경하시게 될 겁니다.
수지니 (현고를 쿡쿡 찌르며 작게) 태왕비래요.
그게 그 광개토..호태왕 비문 맞죠?
현고 쉬잇..
가이드 미리 말씀드리는데 이 태왕비는 만져볼 수가 없습니다.
방탄 유리 안에 들어가 있거든요.
사진 촬영도 안됩니다.
수지니 그런 게 어딨어. 우리 껀데.
현고 아 쉬이..
그 주위를 무심히 지나가는 사람들.... 저만치에 여행 가방을 끌며 빠른 걸음으로 가고 있는 어떤 사내의 뒷모습. 머리가 짧은 처로인가? 저만치에 택시를 잡고 있는 또 다른 사내의 뒷모습. 말끔한 신사복의 호개인가. 오가는 많은 사람들. 마치 그들 중 어딘가에 사신이 지나가고.. 그리고 어쩌면 새로 난 태왕도 있다는 듯이.. 이렇게 카메라 눈으로는 그들이 누군지 확인할 수가 없다.